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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빙의글/민윤기/슈가/민윤기 빙의글] 빠개지마라 ※사투리 주의※

빠개지마라

※사투리 주의※

음슴체 주의

"마 김워니 빨리 안 나오고 뭐하노"

오늘도 민윤기가 대문 앞에서 나를 기다렸다.

항상 교복 주점 주점 입고 있을 때 오더라;; 준비 하나도 못했는데.

평소에 화장도 잘 하지 않아서 다른 여자애들처럼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는데 늦잠이 문제다 늦잠이.

나는 대충 옷을 입고 가방을 메고 나갔다.

이놈을 펄럭거리는 치마는 언제까지 날 따라다닌 건지 어휴; 이놈의 학교를 졸업을 해야 망정이지

"와.. 니 치마 쫌 심한데?

태극기가"

"닥치라 ㅡㅡ 내도 이래 입고 싶어서 입는 줄 아나 "

"박하늘은 완전 짧게 다니든데"

"금마는 날라리다이가...

니도 머리 색 좀 바꿔라 개 양아친줄 ㅋㅋ"

"내 태어났을 때부터 금발이었는데"

"니 놈 쫌 노답이네"

우리는 언제나 그랬든 매우 티격태격 거리며 학교로 걸어갔다.

하도 많이 싸워봐서 그런지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냥 픽 웃고 마는 그런 시시한 장난 정도?

민윤기랑 나는 어릴 때부터 친했다. 그래서인지 남녀 상관할 것 없이 친한 친구이다.

대체 누가 남자와 여자 사이에 친구는 없다고 말하는가?

바로 여기 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이제 날씨도 풀리겠다 꽃도 창창하게 피겠다 치마 좀 줄이면 안 되나?

흠.. 오늘 시간 보고 수선집 한번 가봐야겠다.

민윤기는 곰곰이 생각하는 날 보며 말했다.

"내 말 듣고 있나"

"어? 아 미안. 딴생각 중"

"요새 살찌더니 귀에도 살찠나 ㅋㅋㅋㅋㅋㅋㅋ"

"싸매라"

"거기 민윤기씨."

"마 김워니 눈 피해라. 못 들은척해라"

"어머 윤기야↗ 선생님이 너를 부르는구나↗" (서울말 인척)

"미친년"

꼬시다 이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 왜 살찐 거 잡고 늘어지고 그럴까??

내가 가장 민감한 게 살인 거 알면서 요새 살 가지고 놀리는 거 재미 들었니?

진짜 꼬시다 ㅋㅋㅋㅋㅋㅋㅋ

"거기 김워니도 일로 온나"

"헐 왜요"

"마이 어디 갔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니 엿 맥일려고 일부러 말 안 했지 ㅋㅋㅋㅋㅋㅋㅋㅋ"

".... 니는 최강 인쓰(인간 쓰레기)다. 아나?"

그렇다 우리는 이런 사이다.

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우리는 아침부터 신바람 나게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고 명부에 이름이 적혔다.

조금만 더 적히면 담임쌤이 죽여버린다고 했는데.. 후.. 선생님 미래의 표정이 앞으로 생생하다.

민윤기도 염색 때문에 많이 걸려서 아슬아슬할 텐데 전혀 그런 걱정은 없는지 근육 없는 다리를 주물 거린다.

어휴 저 뼈밖에 없는 다리 좀 봐라.

아무리 집안이 다 저렇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저렇게 마를 수가 있지.

.... 내 다리 눈 감아라 찔리면..

"오늘 하루 종일 보지 말자 ^^"

"내가 할 소리를 니가 하고 난리고"

그래 진짜 약속한 거다. 오늘 니 얼굴 안 봐도 되는 거 진짜로 약속 한 거다.

나는 중지를 쳐대는 민윤기의 안면에다가 대왕 벜유를 날려주고선 반으로 들어갔다.

우리 학교는 남자 여자 따로 반을 써서 민윤기는 다시 2층으로 내려간다.

쯧, 왜 4층까지 올라와서 힘들게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

..........

그렇게 약속을 했는데...

그렇게 얼굴 보지 말자고 약속했는데......

왜 하필이면 체육시간이 바뀌었냐고!!!!!

원래라면 사회시간인데... 왜 하필 체육시간이어서 민윤기 얼굴 보냐고..

물론 지금은 자유시간이어서 대부분의 여자애들은 그늘 밑에서 쉬고 남자애들은 농구하고 있지만

그래도 민윤기가 내 눈에 거슬리는 것 자체가 썩 맘에 들지는 않는다.

아 뭐 상관없다.

나는 전정국 얼굴만 보면 되니까 ㅎㅎㅎ

전정국은 우리 학교 여자애들 사이에서 유명한 남자애다.

평소 남자들과는 다르게 다리도 튼실한 데다가 얼굴까지 잘생겼으니깐

거기에다 전교 부회장까지 도맡고 있으니 그를 모르는 여자애들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전정국 땀나나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째 ㅠㅠㅠㅠㅠㅠㅠ 물이라도 가져줘야하는건가 ㅠㅠㅠㅠㅠㅠㅠ

"야, 아무래도 나 전정국 좋아하는 듯"

"구라 까네 ㅋㅋㅋㅋㅋㅋ 니 입학할 때부터 좋아했을걸 ㅋㅋㅋㅋㅋㅋ"

"니 쫌 캡이네..

근데 민윤기 왜 저럼"

장미옥이 말하자마자 나도 모르게 민윤기 쪽을 보고 말았다

저렇게 춤을 추고 있는 민윤기;;

분명하다 나한테 하고 있는 거다.

지금 전정국을 보고 있던 내 안구를 썩히려고 그러는 건지 씩 웃으며 계속해서 중지를 펼치는 민윤기.

흥, 나도 질 수는 없지. 나 또한 부처 뺨칠 표정으로 중지를 쳐들며 그에게 보여주었다.

우리들의 대결, 그야말로 벜유 대결은 갈수록 심해졌다.

민윤기는 하라는 농구는 안 하고 몸을 배배 꼬며 엿을 만들기 시작했고 나 또한 미옥이의 몸까지 빌려 엿을 날리기 시작했다.

"자 둘이 그대로 선생님한테 직진

이놈들이 쌤이 바로 앞에 있는데 발광을 하네"

"........"

"니. 때. 문. 이. 다"

민윤기는 입모양으로 뻐끔거렸지만 나는 바로 알 수 있었다.

휴.. 진짜 저 새기가..

미옥이의 힘내란 배려를 받으며 체육 선생님에게 걸어갔다.

씨... 진짜 민윤기 짜증 난다..

그러나 나는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길 거라는 것은 까마득히 모른 채 땅만 보고 툴툴대며 걸어갔다.

"어, 공 날라간다"

전정국이 말은 했지만 그 멀리 있는 걸 듣고 눈치를 챌 수 있겠는가.

나는 손을 주머니에 꼽고 터덜터덜 걸어가다 갑자기 급하게 부르는 민윤기의 목소리를 듣고 짜증이 확 났다.

왜 내 이름을 그 더러운 입에 올리는 건지. 그것도 그리 급한 목소리로?

"민윤기 안 닥........"

'텅!'

*명중입니다*

농구공은 직통으로 나의 머리를 저격하였다.

순간 머리가 징하고 울렸다.

뭔데, 농구공 원래 이렇게 딱딱한 거야?...

어질어질 하네?ㅎㅎㅎ

무언가 뜨거운 게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손으로 닦아보니 새빨간 모습을 띈 콧물이다.

핳.. 이게 무슨 일이..........

나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

..............

여기 어디지.........

음.. 농구공 맞고 쓰러진 건 기억나는데 왜 민윤기가 옆에서 질질 짜고 있지...

...........

아 나 보건실이구나..

"ㅁ..민윤기.. "

"김워니 깼나? 깼나???"

"뭔데.. 니 왜 우는데.."

나는 띵하고 울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났다.

코에 무언가 꼽혀있어서 그런지 답답하였지만 그것이 휴지란 것을 간파하여 빼지는 않았다.

나는 민윤기 쪽을 보았다.

정말 민윤기는 울고 있었다.

"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 울고 있었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그의 모습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맨날 욕하는 민윤기의 얼굴에 울음이라니. 매칭이 안되지 않는가.

"어이구 누나 걱정됐어요.

우쮸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민윤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날 바라보았다.

순간 정색을 하고 바라보니 나 또한 할 말을 잊어 굳어버렸다.

"왜 갑자기 무서운 표정하고 난린데"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장난치면 사람 기분 좋겠나"

"아하 니가 날 걱정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나가던 민윤기가 웃겠다 ㅋㅋㅋㅋㅋ"

"진짜로 걱정했는데"

"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좋아하기라도 하나 ㅋㅋㅋㅋ"

"........ 빠개지 마라"

"......................."

뭔데. 왜 갑자기 장난 안 치는 건데?

..... 이 정적 뭐야.. 어색해지게..

민윤기가.. 음..?

왜 아무 말 안 하는데 민윤기

진짜 내 좋아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좋아한다고 하면 걱정하는 거 납득되나"

"......."

"쫌 있어 보이게 말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니가 존나 열 받치게 하니까 그게 되겠나"

"....... 뭔데 갑자기"

"고마 알아들었으면 됐다.

길게 안 끌께. 내 니 이제 친구로 안 보인다.

여자로 보이지"

".....니.. 언제부터.."

"말하자면 쫌.. 오래됐는데...

몰라 걍 니가 이제 여자로 보인다."

"..."

"귓구멍에 진짜 살찐 거가 바보인 거가.

내랑 사귀자고"

누군가가 말 하였다. 남녀 사이에는 친구 없다고.

몇년 동안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절대 믿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오늘 부터 그 말을 믿기로 하였다.

정말 남녀 사이에는 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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